1990년대 후반, '가위', '나나나', '열정' 등 수많은 히트곡과 함께 무대를 장악했던 한 남자가 있었습니다. 탄탄한 근육질 몸매, 화려한 춤 실력, 흔들림 없는 라이브, 그리고 선한 미소까지. 그는 H.O.T.와 젝스키스 등 아이돌 그룹이 양분하던 가요계에서 유일하게 솔로 댄스 가수로 최정상의 인기를 누렸던 유승준입니다.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별명으로 온 국민의 사랑을 받았고, "군대는 꼭 가겠다"는 약속으로 신뢰를 쌓았던 그. 하지만 2002년 1월, 그는 단 한 번의 선택으로 '국민 영웅'에서 '국민 배신자'이자 '공공의 적'으로 추락했습니다.
오늘은 대한민국 연예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추락을 기록한 인물, 유승준, 아니 '스티브 유'의 눈부셨던 전성기와 그의 발목을 잡은 병역기피 사건의 전말, 그리고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그의 끝나지 않은 싸움에 대한 모든 것을 샅샅이 파헤쳐 보겠습니다.
90년대의 아이콘, 유승준 프로필
먼저 한때 대한민국을 대표했던 톱스타, 유승준의 기본 프로필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 미국 이름: 스티브 승준 유 (Steve Sueng Jun Yoo)
- 한국 이름: 유승준 (劉承埈)
- 나이: 1976년 12월 15일생 (만 48세)
- 출생 (고향): 서울특별시 강남구 잠실동
- 국적: 대한민국 (1976~2002) → 미국 (2002~현재)
- 신체: 176cm, 79kg, A형
- 가족: 아내 오유선(2004년 결혼), 아들 2명, 딸 2명
- 병역: 국적포기로 인한 병역의무 소멸
- 데뷔: 1997년 4월 13일 1집 앨범 'West Side'
- 종교: 개신교
90년대 후반, 그가 '신'이었던 시절
지금은 상상하기 어렵지만, 2002년 이전의 유승준은 그야말로 '완벽한 스타'의 표본이었습니다.
가위, 나나나, 열정… 시대를 휩쓴 히트곡
1997년 '가위'로 데뷔한 그는 현란한 춤과 함께 안정적인 라이브 실력을 선보이며 단숨에 주목받았습니다. 이후 2집 '나나나', 3집 '열정', 4집 '비전', 5집 '찾길 바래'까지 발표하는 모든 앨범이 메가 히트를 기록했죠.
특히 1999년 발표한 '열정'은 KBS '뮤직뱅크'에서 6주 연속 1위를 차지하는 대기록을 세웠습니다. 아이돌 그룹이 가요계를 장악하던 시절, 남자 솔로 댄스 가수가 이 정도의 팬덤과 대중성을 확보한 것은 전무후무한 일이었습니다.
'아름다운 청년', 완벽했던 이미지
그의 인기는 단순히 실력 때문만은 아니었습니다.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서 금연, 금주를 실천하고, 바르고 예의 바른 모습, 그리고 어려운 이웃을 돕는 선행까지 알려지며 그는 '아름다운 청년'이라는 별명을 얻었습니다.
특히 그는 방송에 나올 때마다 "남자는 때가 되면 군대에 가야 한다"고 수차례 공언하며, 신체검사에서 4급 공익근무요원 판정을 받은 이후에도 성실히 복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러한 모습은 그에게 안티팬조차 거의 없는, 전 국민적인 호감과 신뢰를 안겨주었습니다.
2002년 1월, 모든 것이 무너진 순간 - 병역기피 사건
하지만 그가 쌓아 올린 모든 명성과 신뢰는 단 한순간에 무너져 내렸습니다.
국민과의 약속, 그리고 배신
2002년, 공익근무요원 소집을 불과 몇 달 앞둔 그는 일본과 미국 공연을 이유로 해외 출국 허가를 받았습니다. 그는 "반드시 돌아와 병역의 의무를 다하겠다"는 내용의 각서까지 작성하고 출국했죠.
하지만 미국에 도착한 그는 돌연 로스앤젤레스 법원에서 미국 시민권 취득 절차를 밟았습니다.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면 대한민국 국적은 자동으로 상실되고, 병역 의무 역시 소멸됩니다. '공연'은 거짓이었고, 그의 진짜 목적은 '병역 기피'였던 것입니다.
대한민국을 등진 대가: 영구 입국금지
이 소식이 전해지자 대한민국은 그야말로 발칵 뒤집혔습니다. '아름다운 청년'의 추악한 배신에 대중의 분노는 극에 달했고, 여론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되었습니다.
결국 대한민국 법무부와 병무청은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국적을 포기한 자"로 판단, 출입국관리법에 의거하여 그에게 영구적인 입국금지 조치를 내렸습니다. 2002년 2월,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그는 입국 심사대에서 입국이 거부되어 그대로 미국으로 되돌아가야 했습니다.
'스티브 유'의 삶, 그리고 끝나지 않은 싸움
한국에서의 모든 것을 잃은 그는 '유승준'이 아닌 '스티브 유'로 살아가게 됩니다.
중국에서의 활동과 대중의 냉담한 시선
그는 이후 중화권으로 눈을 돌려 배우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특히 배우 성룡의 도움으로 여러 영화에 출연하며 재기를 모색했지만, 한국 대중의 시선은 여전히 싸늘했습니다.
눈물의 사죄 방송, 그리고 꺼지지 않는 논란
2015년, 그는 13년 만에 인터넷 생방송을 통해 무릎을 꿇고 눈물로 대국민 사죄를 했습니다. "다시 한국 땅을 밟고 싶다"고 호소했지만, 여론은 바뀌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세금 문제 등 새로운 의혹만 제기되며 역풍을 맞았죠. 이후로도 그는 유튜브와 SNS를 통해 꾸준히 자신의 억울함을 주장하고 있지만, 대중의 마음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습니다.
대법원 승소, 그러나 닫힌 문
그는 한국 비자 발급을 거부한 LA 총영사관을 상대로 긴 법적 다툼을 벌였고, 2019년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이는 비자 발급 거부 '절차'가 위법했다는 판결일 뿐, 그의 입국을 허가하라는 의미는 아니었습니다.
정부는 여전히 "유승준의 입국은 국가의 이익과 공공의 안전을 해칠 수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으며, 그의 한국 입국 길은 사실상 여전히 굳게 닫혀 있습니다.
결론 - 가수 유승준
한때 대한민국 최고의 스타였던 유승준. 그의 이야기는 재능과 인기가 한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어떻게 무너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가장 극적인 사례로 남아있습니다.
그의 병역기피 사건은 이후 연예인들의 병역 문화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고, '스티브 유'라는 이름은 23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사회에서 '병역기피'의 대명사이자 용서받지 못할 주홍글씨로 남아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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